본문 바로가기
팬픽 - CROSS OF STORY (유희왕과 IS의 X-OVER 팬픽)/2부 CROSS AFTER 完

5화

by 카이곤 2023. 5. 22.

5화

 

 

더보기

"…그런데 이건 도대체 무슨 상황입니까?"

"응? 말했잖아. 학생회장은 최강이라고."

"전혀 대답이 안되잖아요…"

한숨을 내쉬는 이치카와 반대로 타테나시는 재밌다는 웃음을 보인다.

"뭐,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최강인 학생회장을 상대로는 어느때던 습격해도 괜찮아. 그리고 이기면 학생회장이 되지."

"허…"

자신이 알지 못했던 사실에 이치카는 상당히 기막힌 듯 보였다.

"으음, 그렇긴 해도 내가 취임한 이래로 습격은 거의 없었는데…이건 역시 네 탓일려나?"

"하아? 어째서 제 탓입니까, 이게?"

스윽, 하여 다가와 얼굴을 들이민 타테나시를 담담하게 밀어내며 이치카가 반문한다.
그런 이치카의 행동에 재미 없다는듯 쳇, 하며 짧게 혀를 찬 타테나시가 입을 연다.

"이번 학교 축제와 캐논볼 패스트애서 너를 경품으로 걸었으니까. 1위를 차지하기 힘든 운동부나 격투 관련 동아리에서 실력행사를 나온 거겠지. 나를 실각시킨 다음에 경품을 캔슬, 내친김에 권력으로 너를 손에 넣는다라는 계산이지."

"어딜봐도 당신 탓이 잖아요?!"

"아, 그렇게되나?"

새삼 깨달았는듯 손을 마주치는 그 모습에 이치카는 한숨과 함께 복잡해진 상황에 머리를 벅벅 긁는다.

"그렇게되면 회장님…"

"타네나시라고 불러도 좋아. 아 탓쨩도 OK."

"…타테나시 선배 때문에 저만 입장이 난처해진 거잖아요."

"미안미안. 그런 의미로 학생회실에 초대할 테니까 따라와. 차 정도는 내줄게."

"전혀 사과하고 싶은 마음 없죠?"

뚱해진 표정과 함께 가늘어진 눈초리로 자신을 바라보는 이치카의 모습에 타테나시는 그저 웃음만 지을뿐이었다.
마치 장난질에 성공한 듯한 어린애 같은 웃음을.
*****

5화-요정의 장난(3)

*****
"후우…."

홀로 목욕을 마친 세실리아가 자신의 침대 위로 다이빙한다.
평소대로라면 룸메이트를 신경써서 이런 일은 잘 안하지만, 앞으로 몇일 동안은 그 룸메이트는 다른방에서 지낼 예정이라 그때까진 혼자 이 방을 쓰게 된다.

"…몸의 연장이라…"

지금은 다른 방에서 지내고 있는 룸메이트, 호키의 조언을 곱씹으며 세실리아는 BT 병기인 블루 티어즈에 사용하는 이미지를 재수정해보며 생각에 잠긴다.

BT병기의 궁극은 BT병기의 고가동에 의한 빔 조작이다.
편향사격, 편광사격, 굴절사격 등으로 불리는 이 BT병기의 궁극 기술은 현 대표 후보생이자 거의 유일무일한 BT병기의 사용자인 세실리아도 도달하지 못한 경지다.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는 이 기술과 이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3세대 BT병기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기 위한 시험기로서 1호기로 개발된 블루 티어즈는 말 그대로 시험기이기 때문에 이름조차 BT병기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즉, 말 그대로 BT병기의 실제 사용이 어느정도인지 테스트하는 입장인 세실리아에게 있어선, 그렇게 초조해할 이유가 없지만.
얼마 전, 실전성을 강화한 BT병기 시험기 제2호인 `사일런트 제피루스`가 개발 완료되어 롤 아웃 직전이라는 정보를 들은터라, 프라이드가 높은 세실리아의 입장에선 오랫동안 자신의 애기체로서 몰아온 블루 티어즈가 그 신기체에 의해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것과, 사일런트 제피루스에 탑승하게될 조종사가 자신보다 BT병기의 가동률이 더욱 높아질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초조함에 머리가 복잡해져있었다.

똑똑!

"응?"

그렇게 상념에 빠져있던 세실리아는 홀로 있는 자신의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상념에서 깨어나 자리에서 일어난다.

"네, 나가요."

그리고 문을 연 세실리아는 예상외의 손님에 눈을 끔벅거리며 놀란 표정이 되었다.

"어머, 링씨?"

"여, 쉬고 있었어?"

가벼운 어투로 입을 열며 손을 들어올린 링이 들고온 무언가를 들어올리며 특유의 입꼬리를 올린 미소를 보인다.

"들어가도 돼?"

"네, 들어오세요."

아까 전의 고민하던 표정을 지우고 세실리아가 어색하지 않게 억지 웃음을 지어보인다.
허세라기 보단, 대응한 상대에겐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일종의 자존심에서 나온 처세였다.

"그런데 어쩐 일이에요?"

약소하긴 하지만 티백 홍차를 준비해 링의 앞에 내어주며 세실리아가 갑자기 찾아온 링에게 이유를 묻는다.

"아, 별건아니고. 이거."

링이 내민 것은 방금 들고온 접시.
그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은 떡 안에 팥소를 넣고 깨로 코팅한 다음에 튀기는, 중국에서 깨경단이라 불리는 과자였다.

"만들다보니깐 너무 많이 만들어서 말이야. 그 저번에 너 튀김빵 같은거 좋아한다면서."

"아, 네에…"

마침 훈련 때문에 칼로리 소모도 많았던 참이라, 세실리아는 거짓이 아닌 진심으로 링에게 고맙다고 말을 전하며 접시 위의 깨경단을 입에 넣었다.

"음~ 맛있네요."

"그렇지? 이거 내가 만들 줄 아는 과자 중에서 제대로 만들 줄 아는 과자라고."

라이벌로서 티격태격하긴 해도, 여러번 행동을 같이 하면서 사로 마음이 맞게되었고, 최근엔 같은 남자와 사귀고 있는 사이로서 지내고 있는 세실리아와 링이 이렇게 둘이서 같이 다과를 즐기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번에 내 셴롱의 고기동 패키지가 도착했어. 내일쯤에 테스트해볼려고."

"그렇군요."

"세실리아는 예전의 그 고기동 패키지로 할거야?"

"네. 제 경우는 인스톨이 완료되어 있으니 조정만 하면 끝이에요."

"편하겠다~, 난 내일부터 출력 조정까지 포함해서 변한 셴롱에 적응해야되는데 말이야."

"……"

"음? 왜 그래?"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편하겠다라는 링의 말에 자신이 조금 민감하게 반응한 모양이다. 얼른 표정을 숨긴 세실리아를 유심히 바라보던 링은 의자 대신 앉아있던 침대 위로 세실리아의 허락을 받지 않고 그대로 누어버리며 입을 열었다.

"……난 말이야. 정말로 너희가 부러워."

"에…?"

뜬금없는 링의 말에 세실리아의 표정이 멍해진다.

"호키는 교사가 되겠다고 치후유 언니한테 많이 배우고 있고. 라우라는 진작부터 교관이 되겠다고 공부하고 있고. 샤를로트는 진지하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거침없이 나아가고 있고. 세실리아, 너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매우 고민하고 있잖아. …다들 그렇게 노력하고 있어. …그런데 난 아니야."

"링씨…?"

"난 어디로 노력을 쏟아야 될 지 아직도 갈피를 못 잡겠어."

진지한 표정으로 천장을 올려다보며 링이 말을 이어나간다.

"난 평범해. 샤를로트나 라우라처럼 특출하게 IS 조종이 능숙한 것도 아니고. 호키처럼 특수한 분야에서 특출난 것도 아니고. 세실리아, 너처럼 엄청난 노력가도 아니야."

"……"

"그렇게 비교하고 보니깐,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한 대답을 못 내리겠더라고. 고민조차 어떻게 해야 될 지 몰라서 고민했고 말이야."

"……"

"그러니까, 그렇게 한숨 내쉬면서 잘잘한 일로 고민하지마. 네가 고민해야 될 일은 그런게 아니잖아. 자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건 자신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기분 좋은 일이야."

"링씨…"

"엇차. 나답지 않게 말이 길어졌네. 그릇은 나중에 씻어서 갖다줘?"

그 말과 함께 튕겨오르듯 침대에서 내려온 링이 곧바로 나가버렸고, 링의 뒷 모습을 배웅하던 세실리아는 링이 건내고 간 접시를 잠시 내려다보더니, 깨경단을 하나 집어 입에 넣으며 팥소의 단맛을 느낀다.

"…링씨가 그렇게까지 이야기 해줬는데. 쓸데없는 고민으로 한숨 쉬는건 그만둬야겠네요."

사일런트 제피루스에 대한 생각과 초조함과 불안감을 떨쳐내고 자신이 집중해야될 과제, 블루 티어즈의 이미지 재생성을 위해 세실리아는 깨경단을 입에 넣으며 집중에 들어갔다.

*****

"나 왔어."

"어서 오세요, 회장."

학생회실의 중후한 여닫이문을 천천히 열며 들어간 타테나시와 이치카를 반긴 것은 어제도 모습을 보인적이 있었던 안경을 쓴 3학년 여학생이었다.
호키만큼의 긴 머리는 아니지만, 위로 머리카락을 올린 모습과 한 손에 든 파일이 매우 어울렸다. 그야말로 '성격은 깐깐하지만 일은 잘합니다.'라는 느낌의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와아…오리무다~…."

"…어?"

언제나 자신의 반에서 느긋함과 분위기의 치유를 맡고 있는 노호혼씨였다.
평소보다 60%는 더 졸려 보이는 노호혼씨는 이치카를 발견하더니 3cm 정도 들어올렸던 얼굴을 다시 테이블에 축 늘어뜨렸다.

"손님 앞이야, 정신 좀 차려."

보다 못한 3학년 여학생이 한마디를 하자,

"무리…. 졸려…. 귀가…돼…?"

"안 돼."

마지막 희망이 꺽인듯한 모습으로 노호혼씨는 3학년 여학생의 무정한 대답에 무너진다.

"…노호혼씨, 졸려?"

"응…. 심야… 벽지… 수습… 연일…."

"…응?"

무슨 소리인지 전혀 못 알아 듣겠다.

"뭐, 대충 거기에 앉아, 차는 금방 내올게."

"아, 네…"

계속 서있던 이치카에게 앉으라고 권유하면서 타테나시는 3학년 여학생에게 차를 준비 시킨 뒤, 우아하게 팔짱을 끼며 자신도 자리에 앉는다.

"그건 그렇고 저 애랑 별명을 주고 받는 사이라니. 사이좋네?"

"……아뇨, 그게…"

그러고보니 이제와서지만.

"본명을 몰라서…"

─이치카는 노호혼씨의 본명을 모르고 있었다.

"뭐야~?"

노호혼씨가 처음으로 크게 소리를 치며(그래도 어조는 느긋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너무해~! 분명 유세랑 같이 있을때 이름 말해줬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던거야~?"

"아니, 그…미안. 그보다 유세는 누구야?"

분명 유세이를 줄인 별명일게 틀림 없겠지만.

"혼네. 그러니까 사람을 별명으로 부르는건 그만 둬."

"알았어~ 언니~"

"어? 언니?"

예상외의 말에 이치카의 눈이 동그랗게 되며 3학년 여학생과 노호혼씨를 번가라 바라본다.

"네, 저는 노호토케 우츠호. 동생은 혼네."

"…줄이면 노호혼씨네요."

"옛~날부터 사라시키 가문을 도왔어~. 우리는 대대로."

"그래서 자매가 학생회에?"

"학생회장은 최강이어야만 하지만, 다른 맴버는 정해진 숫자만큼 마음대로 넣어도 돼. 그래서 난 소꿉친구인 이 둘을 넣었지."

노호토케 자매에 이어 타테나시가 설명하듯 입을 연다.

"아가씨를 섬기는 것이 저희의 일이라서."

우츠호가 잘 우린 차를 한 잔 한 잔 따르며 타테나시와 이치카의 앞에 내어놓는다.
그 동작은 전부 제대로 각이 잡혀있어 비서나 메이드장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우츠호쨩. 아가씨라고 하지 말라니깐."

"실례했습니다. 버릇이라 그만."

대화를 볼때, 사라시키 가문은 상당한 명문가인 모양이다.

'그 점이야, 타테나시 선배의 언동을 보면 알수 있지만…'

"오리무라군도 마시세요."

"아, 감사합니다."

"혼네쨩. 냉장고에서 케이크 내와."

"네~ 눈을 뜬 나는 착착 일도 잘하는 아이~"

'정말일까…?'

느릿느릿한 동작에, 아직 졸음기도 가시지 않은 발걸음이 매우 불안하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케이크를 가져오는 노호혼씨의 모습에 내심 이치카는 놀라고 말았다.

"오리무~ 여기는 말이지~ 여기 케이크는 말이지~ 무지무지무지무지무지~ 맛있다~"

그렇게 말하면서 먼저 자기 몫을 집어 들고 먹는다.
그리고 그 옆에선 언니인 우츠호의 눈썹이 꿈틀한다.

"그러지 마, 혼네. 노호토케 가 사람들은 상식 없다는 소리를 듣겠어."

"괜찮아. 괜찮아. 맛있다, 맛있다~♪"

"……"

혼날 것 같은 분위기다.
그리고 그러한 이치카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하여,

"우엥…, 아파…"

결국 노호혼씨는 맞았다.

"혼네, 더 맞고 싶어? 그렇구나, 어쩔 수 없네."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 말 안 했어~"

울상인 얼굴로 울먹울먹하고 있다.

"자자, 자매 사이가 좋은 건 알았으니까 그만. 손님 앞이야?"

"실례했습니다."

"시, 실례,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학생회 세명이 이치카를 바라본다.

"좋아, 그러면 제대로 설명부터 해볼까. 우선 이치카가 동아리에 들지 않는다는 진정이 끊이지 않아서 말이야. 그래서 학생회로서는 너를 어딘가에 입부시키지 않으면 힘들게 되었어."

"그래서 상위권 동아리나 반에 입부, 입주라고요? 완전히 민폐잖아요 그거."

"뭐, 아크 크레이들 사건 이후로 네가 여러가지로 고민 중이고, 여유도 없다는건 알고 있지만 말이지."

"……"

어떻게 알았는지 몰라도 타테나시가 한 말은 사실이다.
ZONE과의 대면과 미래의 진실. 그 이후부터 이치카는 자기 자신을 정진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오고 있었다.
유세이처럼 세계를 이끌만한 능력은 없는 자신이지만, 그래도 작은 부분에서 시작해서, ZONE들과 같은 희생이 나오지 않아도 되는 미래를 만들고자,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만큼 단체의 일엔 따를 수 밖에 없다고?"

"하아…"

"그래서 교환조건으로 캐논볼 패스트까지 내가 특별히 단련시켜줄게. IS랑 육체를."

"사양하겠습니다. 충분히 배우고 있어요, 그런건."

"그런 소리 말고, 아 차 마셔봐. 맛있으니까."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맛있네요."

"우츠호쨩의 홍차는 세계 최고야. 다음은 케이크도 먹어봐. 그리고 내 지도도 받고."

"…도대체 왜 지도를 해주신다는 겁니까?"

"응? 그거야 당연히."

너무나도 간단하게, 타테나시는 대답했다.

"네가 약하니까."

"……"

그 대답에 순간 울컥한 이치카였지만,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 않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송하지만. 아픈 사람이 걱정되니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조금 무례하다고는 생각했지만, 그런 말을 듣고 태연하게 있을 정도로 성인군자는 아니었기에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한 뒤, 이치카는 학생회실의 문을 열었다.

"그런 실력으로 연인 하나라도 제대로 간수하겠어?"

그러나 이어지는 타테나시의 말에, 이치카는 문을 열고 나가지 못 한채, 찡그린 표정으로 뒤를 돌아본다.
돌아본 시선의 끝에선, 타테나시가 어른스러우면서도 상대를 아래로 내려보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남 걱정하기 보단 자기 걱정부터 하지그래?"

"…뭐라고요?"

"본인이 약하면서 남 약한걸 생각하는게 웃긴다는 말이야."

"…말 다했습니까?"

이치카가 노려보고, 타테나시가 웃으며 바라보는 상황이 계속된다.

"…남자의 눈을 한 소년은 싫어하진 않아."

타테나시의 웃음이 짙어졌다.

*****

"그건 그렇다쳐도 너무 늦는군."

배달되어 온 `블랙 로즈 드래곤`을 자신의 덱 케이스에 넣으며 라우라가 입을 연다.

"그러게…, 무슨일이라도 생겼나?"

파워 툴 드래곤과 라이프 스트림 드래곤을 살펴보던 샤를로트도 걱정되는 모습이다.

"…안돼겠군. IS의 프라이비트 채널로 연결해봐야겠다."

라우라는 슈바르체어 레겐을 전개시키고, 뱌쿠시키 세츠라 사이의 프라이비트 채널을 연결한 뒤 상호 위치를 확인하기 시작한다.

"…일단 학원 본교 건물 안인 모양이다."

"도대체 거기서 뭐하는거람. 이치카는."

"여기서 이래봤자 상황은 알 수 없다. 우리들이 가보도록하지."

"응."

*****

"그럼 보도록할까? 우츠호쨩."

"네."

학생회실을 나와 학생들이 없는 한적한 정원으로 나온 이치카와 타테나시, 그리고 우츠호와 노호혼씨의 왼손엔 어느새 듀얼디스크가 장착되어 있었다.
약한지 아닌지를 겨루기 전에, 간단하게 테스트부터 해보자라는 타테나시의 의견에 따라 이치카는 이 마당으로 나와 뜬금없이 듀얼부터 하게 되었다.
IS 이야기를 하다가 뜬금없이 듀얼을 하게 된 상황에 순간 어안이 벙해지긴 했지만, 듀얼도, IS도 모멘트와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전혀 연관도 없는 것은 아니라서 이치카는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요컨데 정신적으로 강한지 어떤지를 보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듀얼의 의미는 거의 대부분이 그렇기 때문이다.

"…오늘의 저는 진심입니다."

"그런가요. 하지만 저로서도 아가씨의 명령이니 질 수는 없네요."

"우츠호쨩."

"실례했습니다. 아가씨."

"또 아가씨라고 했어?!"

"불리기 싫으시면 귀찮은 일은 만들지 말아주세요."

동생에게도 그렇지만, 섬기는 사람에게도 가차없다.

"일단 아가씨를 대신해서 죄송해요."

"…아뇨. 괜찮습니다."

아무래도 우츠호로서도 이런 상황은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그럼 시작하죠."

"네."

서로가 거리를 벌리고 듀얼 디스크에 자신의 덱을 세트한다.

""듀얼!!""

[라이프 포인트 - 우츠호 4000 : 이치카 4000]

"선공은 이쪽부터. 드로우. 영혼을 깎는 사령을 수비표시로 소환."

[영혼을 깎는 사령 - 레벨3, 어둠속성, 언데드족, 수비력 200]

"그리고 영속마법, 암흑의 문을 발동. 이걸로 양쪽의 플레이어는 배틀 페이즈에 몬스터 1장으로 밖에 공격할 수 없어요."

"공격 봉쇄 카드들…?"

WRGP 대비로 중요 카드들을 머릿속에 집어 넣었던 이치카는 대표적인 공격 봉쇄 카드들의 등장에 살짝 눈살을 찌푸린다.
분명 그때의 기억대로라면. 공격 봉쇄 이후의 전략은 효과 데미지를 주거나, 혹은─

"그리고 패에서 마법카드, 종언의 카운트 다운을 발동하겠어요."

"종언의 카운트 다운…? 그건?!"

종언의 카운트 다운이 발동된 순간 하늘 위로 어두운 구름이 끼기 시작하며 그 구름 속에 불길한 3개의 불꽃이 떠오른다.
그것은 마치 악마의 얼굴과 닮은 형상으로 보기만해도 섬뜻하고 불길했다.

[라이프 포인트 - 우츠호 2000 : 이치카 4000]

"라이프 포인트 2000을 지불하는 것으로 발동 턴으로부터 20턴 후. 이 카드를 발동한 플레이어는 승리합니다."

"역시 특수 승리 카드?!"

듀얼 몬스터즈계에서 몇안되는 특수 승리 카드 중 하나인 종언의 카운트 다운의 발동에 이치카는 놀란 표정이 된다.
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종언의 카운트 다운은, 발동된 자신의 턴으로 세어도 10턴은 걸리는 특수 승리다.
즉, 그 사이에 방법을 찾으면 된다.

"카드 3장을 세트하고 턴 엔드."

"나의 턴!"

"그 순간, 종언의 카운트 다운의 카운터가 하나 올라갑니다."

[종언의 카운트 다운 - 턴 1]

어두침침해진 하늘 위로 불길한 불꽃이 하나 피어오른다.

"남은 턴은 19턴."

"패에서 엘리멘틀 히어로 에어맨을 소환!"

[엘리멘틀 히어로 에어맨 - 레벨4, 바람속성, 전사족, 공격력 1800]

"호오, 히어로네."

어느새 팝콘까지 준비해고 듀얼을 관전 중이던 타테나시가 이치카가 첫 턴에 소환한 몬스터를 보며 눈빛을 빛낸다.

"`그 애`가 좋아하겠어."

"에어맨의 효과로 덱에서 엘리멘틀 히어로 와일드맨을 패로 추가하고, 이어서 마법카드 히어로즈 본드를 발동! 필드 위에 히어로라고 이름 붙은 몬스터가 존재하고 있을 때 발동! 패에서 레벨 4 이하의 엘리멘틀 히어로라고 이름 붙은 몬스터 2장을 특수 소환한다! 와라! 엘리멘틀 히어로 와일드맨! 아이스 에지!"

[엘리멘틀 히어로 와일드맨 - 레벨4, 땅속성, 전사족, 공격력 1500]
[엘리멘틀 히어로 아이스 에지 - 레벨3, 물속성, 전사족, 공격력 800]

"그리고 패에서 융합 발동! 필드 위의 엘리멘틀 히어로 에어맨과 와일드맨을 융합!"

이치카의 필드 위로 뛰어오른 에어맨과 와일드맨이 빛과 함께 하나가 된다.

"와라! 엘리멘틀 히어로 가이아!"

[엘리멘틀 히어로 가이아 - 레벨6, 땅속성, 전사족, 공격력 2200, 융합]

"공격력이 높은 몬스터라고 영혼을 깎는 사령은 전투로 파괴되지 않아요."

"알고 있어요, 영혼을 깎는 사령의 효과는. 그러니까 갑니다! 가이아의 효과를 발동! 이 카드가 융합 소환에 성공했을 때, 상대 필드위에 앞면표시로 존재하는 몬스터 1장을 선택해 이 턴의 엔드 페이즈까지, 선택한 몬스터 1장의 공격력을 반으로 해 이 카드의 공격력을 그 수치만큼 올린다!"

"…? 공격력을 올려봐야─ 설마?!"

"영혼을 깎는 사령은 마법, 함정, 몬스터 효과의 대상이 되면 파괴되는 카드. 즉, 가이아의 대상 효과에 의해 영혼을 깎는 사령은 파괴!"

퍼엉! 하는 소리와 함께 우츠호의 필드 위에 있던 영혼을 깎는 사령이 파괴된다.

"읏…!"

"이걸로 끝이다! 가이아로 공격하면─!"

"속단은 금물입니다. 함정 카드 발동, 위협하는 포효!"

"응?!"

"이 턴, 상대는 공격 선언을 할 수 없어요."

"읏…! 턴 엔드."

끝낼 수 있었던 찬스를 놓친 이치카의 표정이 아쉬움이 남는다.

"제 차례군요. 드로우. 그리고 이 순간, 카운터가 올라갑니다."

[종언의 카운트 다운 - 턴 2]

불꽃이 한 개 늘어난다.

"마법카드 욕망의 항아리를 발동. 덱에서 카드를 2장 드로우합니다. 그리고 카드를 2장 세트하고 턴 엔드."

"나의 턴!"

[종언의 카운트 다운 - 턴 3]

"남은 턴은 17턴."

'…리버스 카드가 걸리긴 하지만…! 여기선 방법이 없겠지!'

"배틀 페이즈로 돌입하겠어!"

"그 순간, 함정 카드 발동! 스킬 드레인!"

[라이프 포인트 - 우츠호 1000 : 이치카 4000]

"라이프 포인트를 1000 포인트 지불하는 것으로, 이 카드가 필드 위에 존재하는 한 앞면 표시로 존재하는 효과 몬스터의 효과는 전부 무효화됩니다."

"하지만 어차피 가이아의 효과는 쓴 뒤라고!"

"그렇죠. 그러니까 노리는 건 이쪽이에요. 영속 함정 발동! 결사 보호 장벽!"

우츠호의 필드 위에 세트되어 있던 카드가 발동 된 순간, 가이아의 공격이 우츠호의 머리 위에서 차단된다.

"뭐…?!"

"자신의 라이프 포인트가 1000 포인트 이하일때 발동할 수 있고. 라이프 포인트가 500 이하가 될 시 이 카드는 파괴됩니다. 이 카드가 존재하는 한 레벨 8이하의 몬스터에 의한 전투로 몬스터는 파괴되지 않고, 그로인한 전투 데미지, 그리고 마법과 함정에 의한 효과 데미지를 전부 0으로 합니다."

"뭐라고?!"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공격 봉쇄 효과에 이치카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턴을 계속하시겠나요?"

"으윽…! 턴 엔드!"

"저의 턴, 드로우! 그리고 남은 턴은 16턴."

[종언의 카운트 다운 - 턴 4]

"이대로 턴 엔드입니다."

"나의 턴!"

[종언의 카운트 다운 - 턴 5]

이제 하늘 위에 떠오른 불꽃은 5개.
이쯤되면 점점 초조해진다.
결사 보호 장벽에 의해 공격을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이치카는 그 초조함을 감추듯 드로우한 카드를 확인한다.

"…! 아무래도 보인 것 같은데, 돌파구가!"

"흐음?"

"마법카드 엘리멘틀 플레임을 발동! 엘리멘틀 히어로라고 이름 붙은 몬스터 한장 당 300포인트 데미지를 상대 라이프에 준다!"

"…?!"

"엘리멘틀 히어로 가이아, 아이스 에지. 총 2체의 데미지를 받아라!"

[라이프 포인트 - 우츠호 400 : 이치카 4000]

"읏…!"

"이 효과로 상대에게 데미지를 줬을 시, 상대 필드 위의 카드 한장을 파괴한다! 내가 파괴할 카드는 스킬 드레인!"

우츠호의 필드 위의 스킬 드레인이 파괴된다.

"그리고 라이프 포인트가 500 이하가 된 것으로, 결사 보호 장벽은 파괴된다!"

마지막으로 우츠호를 지키던 결사 보호 장벽이 파괴된다.

"이걸로 다음 턴에 내 승리다! 턴 엔드!"

"…저의 턴."

[종언의 카운트 다운 - 턴 6]

"…오리무라군, 한가지만 충고하겠어요."

"에…?"

"승리의 미주는 미리 마시는게 아닙니다. 리버스 카드 오픈! 턴 점프!"

첫턴때부터 계속 덮혀있던 우츠호의 리버스 카드가 오픈된다.

"이 카드는 세트된 턴 부터 세서 발동된 턴 까지, 턴을 진행시킵니다."

"잠깐…?! 그럼?!"

"첫 턴 이후, 이 카드가 세트되어 있었던 턴은 6턴. 즉, 종언의 카운트 다운의 턴 카운트는."

[종언의 카운트 다운 - 턴 12턴]

"그런?!"

"아직 놀라기 이릅니다. 두번째 턴 점프를 발동!"

"…?! 거짓말이지?!"

[종언의 카운트 다운 - 턴 18턴]

"이걸로 오리무라군에게 남은 턴은 다음 1턴뿐. 자아, 이길 수 있겠나요?"

햇빛에 반짝이는 안경을 매만지는 우츠호의 얼굴엔, 작은 웃음이 어려있었다.
****************************************************
유희왕 크로스이니 등장한 듀얼 편.
뭐, 이 이후엔 듀얼 비중은 그렇게는...

그런데 원작 우츠호 일러스트를 보면....어딜봐도 갈래머리가 아니라 포니테일이잖아?(...)
어째서 갈래머리라고 되어 있는거지(...)

여튼, 이치카의 듀얼 중 최대의 위기 상황.
마치 퍼즐 듀얼 같군요 이건(...)

'팬픽 - CROSS OF STORY (유희왕과 IS의 X-OVER 팬픽) > 2부 CROSS AFTER 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7화  (0) 2023.05.22
6화  (0) 2023.05.22
4화  (1) 2023.05.22
3화  (0) 2023.05.22
2화  (1) 2023.05.22

댓글